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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광주비엔날레: 이탈리아 파빌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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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ook is A Li(k)e》

전시기간: 2026년 9월 4일–2027년 2월 14일

장소: 동곡뮤지엄(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어등대로529번길 37)

관람 시간: 10:00–18:00(관람 종료 30분 전 입장 마감)

 

전시 소개

《The Look is A Li(k)e》는 물리적 현실과 디지털 현실의 파편화와 양가성 속에서 빚어진 전시다. 우리는 동일한 글로벌 트렌드와 서사를 마주하는 가운데, 옷 입는 방식, 소비하는 방식, 관계 맺는 방식, 그리고 우리에게 강요되는 까다로운 ‘보임’에 맞서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서로를 닮아가고 있다. 전시 제목 자체가 이중의 명제를 품고 있다. ‘보임(look)’은 ‘거짓말(lie)’이자 ‘좋아요(like)’이며, 지각(perception)을 구조화하는 기만인 동시에 닮음과 인정, 그리고 소속감을 생산하는 메커니즘이다. 이 전시가 근본적으로 탐구하는 것은 ‘보임’의 존재론이다. 즉, 외관이 무엇을 재현하는가를 넘어 그것이 무엇이며, 무엇을 수행하고, 어떻게 현실을 만들어내는지를 묻는다.

오늘날 ‘보임’은 존재의 조건으로 작동한다. ‘좋은 것’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순간, 그것은 집요하게 가시성을 좇는다. 그러나 물리적 차원의 ‘보임’과 디지털 차원의 ‘보임’은 모두 기만적이다. 가공되지 않은 이미지는 필터를 거친 이미지와 조작된 서사와 공존하며, 변형되지 않은 신체 또한 미용 시술과 끝없는 자기 최적화의 체제를 거쳐 형성된 신체와 나란히 존재한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시각적 장(場)에서 외관은 보이는 것과 존재하는 것 사이를 오가며, 그 사이의 안정적인 구분을 해체한다. 그 결과 ‘보임’은 셀피와 사물, 관계와 환경을 막론하고 세계에 접근하고 세계를 구성하는 통로가 되며,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연속적인 외관의 흐름 속으로 수렴시킨다.

동아시아와 서구의 미학이 서로를 강요하고 전유하는 이 파편화된 조건 속에서, 바라보는 행위와 시선의 대상이 되는 상태는 미적 정전(正典)을 재편하는 규율 장치로 기능한다. 이탈리아와 한국의 작가들을 한데 모은 이 전시는 국가적 재현의 틀을 흔들며, 외관의 정치학과 존재론에 대한 초국가적 탐구로 전개된다. 전시는 종교, 물질적 역사, 디지털 문화, 그리고 글로벌 자본주의에 의해 형성된 미적 규범들이 어떻게 일상을 규율하는지, 나아가 무엇이 가시화되어 사회적으로 읽힐 수 있게 되는지를 살핀다.

‘보임’의 파편화된 현실을 가로지르는 여정으로 펼쳐지는 이탈리아 파빌리온은 다섯 작가의 예술적 실천을 한자리에 모은다. 이들은 신체의 외관과 규율, 성적 지향과 젠더 역할의 부호화, 정체성의 동질화에 대한 저항, 블라인드 데이트를 둘러싼 기대, 그리고 사물과 형태의 탈기능화를 탐구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다섯 작가는 각기 다른 관점에서 ‘보임’을 탐색한다. SAGG 나폴리(SAGG NAPOLI)는 자기 규율과 훈련, 헌신을 통해 형성되는 신체의 물리적 외관을 다룬다. 듀 킴(Dew Kim)은 하나의 신체나 정체성 안에 담길 수 없으며, 흩어진 파편들을 통해서만 존재하는 파편화된 ‘보임’을 탐구한다. 루 킴(Ru Kim)은 권위를 추구하면서도 거절 앞에서는 외부의 인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지배적이면서도 취약한 ‘보임’을 분석한다. 라파엘라 날디 로사노(Raffaela Naldi Rossano)는 사람과 장소, 풍경과 바다, 문화와 신념의 관계 속에서 자아가 구성된다는 점을 환기하며, 근본적으로 관계적인 ‘보임’을 제시한다. 다비데 스투키(Davide Stucchi)는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되고 양식화된 사물의 ‘보임’을 고찰한다. 나아가 그러한 사물이 레디메이드로서 전치되거나 변형될 때 정체성을 상실하는 동시에 새로운 쓰임을 획득하는 양가적 상황을 살핀다.

호추니엔이 제안한 비엔날레의 전체 주제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You must change your life)’와 맞닿아 있는 이탈리아 파빌리온은 동시대의 삶을 조직하는 구성된 관념으로서 ‘보임’을 성찰한다. 오늘날의 세계화된 사회에서 외관을 구축하는 일은 존재의 조건이 되었다. 외관을 구축함으로써 개인은 사물의 매끈한 표면 아래에 놓인 것을 좀처럼 감지하지 못하는 세계 속에서도 기능할 수 있게 된다.

이탈리아 파빌리온은 ‘보임(look)’이 ‘좋아요(like)’인 동시에 ‘거짓말(lie)’이라는 제목의 중의성을 활용해, 외관을 현실의 수동적 반영이 아니라 현실을 능동적으로 생산하는 힘으로 탐구한다.

  • 주최: Istituto Italiano di Cultura di Seoul
  • 협력: Ambasciata d'Italia in Seoul, Bomun Welfare Foundation, Donggok 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