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이탈리아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조르조 모란디(Giorgio Morandi, 1890–1964)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전시, 《조르조 모란디》가 오는 11월 21일부터 2027년 3월 1일까지 더현대 서울 ALT.1에서 열린다. 국내에서는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개최된 《조르조 모란디: 모란디와의 대화》 이후 12년 만에 열리는 본격적인 모란디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모란디의 고향인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그의 작품과 유산을 보존·연구해 온 모란디 미술관(Museo Morandi)과 문화예술사업 기획사인 (주)하지(대표이사:김연실)가 공동으로 추진했다. 상하이 푸동미술관에서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서울의 공간에 맞추어 새롭게 구성되며, 모란디 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을 중심으로 여러 기관과 소장자가 보유한 작품을 함께 선보여질 예정이다. 초기부터 말년까지 이어지는 유화와 수채화, 드로잉, 판화 등 원작 80여 점에 작가가 실제 정물화의 대상으로 사용했던 병과 화병 등의 오브제, 작업 공간을 기록한 사진과 아카이브 자료를 더해 그의 작업과 삶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현실보다 더 추상적인 것은 없다”고 말한 모란디는 병과 화병, 상자, 조개처럼 일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사물을 수십 년간 반복해서 그렸다. 같은 대상을 그리면서도 빛과 색의 농도, 사물 사이의 거리와 화면의 균형을 미세하게 조율하며 매번 다른 장면을 만들어내며 존재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평생 이어갔다. 이번 전시는 원작과 실제 오브제, 작업 환경을 함께 보여주며 이러한 반복과 관찰이 모란디만의 회화 언어로 발전한 과정을 살펴본다.
이처럼 제한된 소재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한 모란디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BTS RM 역시 모란디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미국 SFMOMA에서 열리는 《RM x SFMOMA: Between You and Me》에는 그의 소장작 〈Flowers〉(1949)가 출품된다.
날마다 새로운 자극이 끝없이 쏟아지는 오늘, 이번 전시는 모란디의 화폭을 천천히 마주하며 ‘깊이 바라보는 일’의 가치를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다.
조르조 모란디
조르조 모란디(1890–1964)는 20세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판화가다. 볼로냐에서 태어나 대부분의 생을 고향에서 보냈으며, 볼로냐 미술 아카데미에서 오랫동안 동판화를 가르치며 작업을 이어갔다. 모란디는 병과 화병, 상자, 꽃, 주변 풍경처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을 반복해 그렸다. 익숙한 사물과 공간을 오래 관찰하며 절제된 색채와 치밀한 구성에 기반한 독자적인 회화 언어를 발전시켰고, 이러한 작업은 후대 미니멀리즘을 비롯한 현대미술과 여러 세대의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1948년 베니스 비엔날레와 1957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사후에도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